브랜딩은 비즈니스 설계의 핵심입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좋은 제품을 만들었는데도 판매가 잘 안 된다고 고민합니다. 광고비를 쏟아부어도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브랜딩을 제대로 구축한 기업들은 다릅니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유통업체의 MD들이 먼저 연락을 해옵니다. 올리브영 같은 주요 채널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국내에서 억대 매출조차 내기 어려운 대체육 시장에서 캐나다 시장만으로 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브랜딩의 힘입니다.
브랜딩은 단순히 로고나 패키지 디자인을 예쁘게 만드는 작업이 아닙니다. 비즈니스 전체를 설계하는 종합적인 과정입니다. 제품이 어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 어떤 채널에서 어떻게 런칭할 것인지, 고객의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로 남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전략적 작업입니다.

브랜딩이 어려운 진짜 이유
많은 사람들이 브랜딩에 대해 궁금해하면서도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하기 어려워합니다. 이는 브랜딩이 너무나 종합적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사업이 여러 가지 업무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듯이, 브랜딩도 하나의 업무로 정의할 수 없는 다층적인 작업입니다.
문제는 많은 창업자들이 100만 원의 예산으로 1억짜리 브랜드를 만들기를 기대한다는 점입니다. 브랜딩이라는 단어 하나가 모든 비즈니스 문제를 마법처럼 해결해 줄 것이라는 환상이 있습니다. 물론 저렴한 비용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습니다. 브랜딩 작업자의 견적은 그들의 실력과 경험에 비례하며, 제대로 된 브랜딩은 그만큼의 투자를 필요로 합니다.
브랜딩이 해야 할 핵심 역할은 바로 차별화입니다. 농심과 CJ의 브랜드를 떠올렸을 때 우리 머릿속에 각각 다른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처럼, 브랜딩은 소비자의 머릿속에 명확한 이미지를 심는 작업입니다. 그 이미지는 무수히 많은 활동들이 쌓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무엇이 맞고 틀리다고 말할 수 없는 복합적인 결과물입니다.
브랜딩 감각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브랜딩에는 특별한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열등감을 느낍니다. 나는 감각적이지 못하다, 힙하지 않다는 생각에 브랜딩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상업적인 브랜딩에서는 지나치게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원하지 않습니다. 너무 감각적이면 소비자들은 오히려 낯설어서 구매하지 않습니다.
일반 소비재를 파는데 갑자기 아티스트 감각으로 만든 패키지를 내놓으면 소비자들은 당황합니다. 브랜딩 감각은 천부적인 재능이 아니라 충분한 인풋의 결과입니다. 충분한 리서치로 인풋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아웃풋, 즉 감각입니다. 트렌드에 대한 인풋, 브랜드에 대한 인풋, 고객에 대한 인풋을 지속적으로 쌓으면 누구나 브랜딩 감각을 갖출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억대 매출을 만든 대체육 브랜드 윙커
실제 브랜딩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윙커라는 대체육 브랜드는 처음부터 끝까지 토탈 브랜딩을 진행한 케이스입니다. 대표가 찾아왔을 때는 비건 대체육을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었고, 디자인도 없었으며 아직 시장에 런칭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철저한 리서치였습니다. 해외 대체육 브랜드를 포함해 식품 브랜드 100개 이상을 분석했습니다. 치킨부터 각종 식품 카테고리를 모두 살펴보며 시장을 파악했습니다. 특히 해외 진출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해외에서 성공한 브랜드들의 패키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습니다.
패키지 작업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한 부분은 사진이었습니다. 백 마디 설명보다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비건 치킨은 맛없을 것이라고 선입견을 갖고 있으니, 사진으로 맛있는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브랜드 이름 윙커는 베지 팅커벨의 줄임말입니다. 대표가 워낙 작고 소녀 같은 외모에, 이 사업을 통해 가난하고 꿈이 없는 청년들을 돕고 싶다는 멋진 비전을 갖고 있었습니다. 꿈과 환상의 아이콘으로 피터팬이 떠올랐고, 그 옆의 팅커벨에서 이름을 따온 것입니다. 브랜드에는 이렇게 스토리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예쁜 디자인이 아니라, 그 사람의 진짜 이야기를 찾아내어 브랜드에 담아내는 것입니다.
런칭 장소가 브랜드 퀄리티를 결정합니다
윙커는 해외 시장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런칭 장소 선정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어떤 마켓, 어떤 스토어, 어떤 공간에서 런칭하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퀄리티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목표로 설정한 곳은 미국의 팝 그로서리라는 안테나 그로서리였습니다. 대표는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브랜딩 전략을 믿고 그곳에서의 런칭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런칭하고 1년도 안 돼서 팝 그로서리 미국 공식 계정에서 직접 DM이 왔습니다. 팝업을 함께 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실제로 그곳에서 런칭에 성공했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올해 6월 미국 시장에도 정식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드를 제대로 만들면 입점이나 좋은 기회를 자연스럽게 확보하게 됩니다. 광고를 아무리 많이 해도 브랜드 차별화가 없으면 MD들은 넣을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제품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가장 놀라운 성과는 한국에서 대체육 브랜드로 억대 매출을 내는 곳이 없는 상황에서, 윙커가 작년 캐나다에서만 억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점입니다. 대표는 브랜드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 제품이 팔리는 경험을 직접 했고, 이후 한국 사업 전략을 완전히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올리브영 1위를 만든 브랜딩 전략
베지어트라는 식물성 단백질 셰이크 브랜드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올리브영에서 1위를 차지한 케이스입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존 고객들이 어떤 리뷰를 남기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었습니다. 제품이 너무 좋다는 리뷰가 많았고, 가격대는 시장에서 비싼 편이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인지도도 없고 디자인도 그렇게 예쁘지 않은데 팔리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제품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였습니다. 이럴 때 제대로 된 브랜딩이 결합되면 매출이 극적으로 스케일업됩니다. 전략은 명확했습니다. 베지어트를 나만 먹는 제품이 아니라 선물도 하고, 집에 놔두면 자동으로 바이럴이 될 수 있게끔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온라인에서 파는 제품이므로 핸드폰 화면 속 작은 썸네일에서 클릭을 유도해야 했습니다. 패키지의 불필요한 텍스트를 최대한 제거하고 깔끔하게 로고를 크게 배치했습니다. 시각적 인지를 높이기 위해 컬러를 전략적으로 세팅했습니다.
대표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기존 주 고객층이 40대였기 때문에 너무 힙하게 바꾸면 구매를 안 하지 않을까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40대도 예쁜 것을 좋아하고, 20대가 먹는 것을 먹고 싶어 합니다. 결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패키지를 바꾸자마자 자사몰에 고객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이 집의 패키지가 변했다는 반가운 댓글들이었습니다.
패키지가 리뉴얼되고 나니 MD들이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올리브영 입점에 성공했고, 결국 올리브영 베러 카테고리와 올리브영 전체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브랜딩을 시작하는 실전 조언
브랜딩을 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는 창업자들이 많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왜 브랜딩을 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싶어서 브랜딩을 하고 싶은지 명확히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렵다면 실용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브랜딩 에이전시 견적서를 최소 10개 받아보는 것입니다. 견적서를 받아보면 각 업체가 브랜딩이라는 단어 속에 어떤 서비스를 포함하는지 구조적으로 보입니다. 항목들을 비교하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견적서에 브랜드 기획이라고 뭉뚱그려 써 있다면,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기획서를 주는 것인지, 디자인 가이드를 주는 것인지, 상담을 하는 것인지, 최종 아웃풋으로 받게 되는 결과물이 정확히 무엇인지 꼬치꼬치 물어봐야 합니다. 많은 창업자들이 견적서를 대충 받고 원하는 것을 다 해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을 하는 사람도 다 해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것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브랜딩은 마법이 아닙니다. 철저한 리서치와 전략, 그리고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작업입니다. 제품력이 뒷받침된다면, 제대로 된 브랜딩은 MD가 먼저 찾아오고, 올리브영 1위를 차지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억대 매출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지금 여러분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디자인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속에 명확한 이미지를 심는 전략적 브랜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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